
이명박 정부가 국책은행 민영화 방안으로 유럽식 모델을 택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8일 유럽의 EIF를 모델로 한 ‘코리아인베스트먼트펀드(KIF)’를 산업은행 민영화 이후 중소기업 정책금융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KIF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모습 역시 독일부흥은행(KfW)과 같은 공적 기능 전담은행이라고 밝혀 유럽 모델을 따를 것임을 분명히 했다.
EIF의 전대(On-lending) 방식이 정책금융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세계무역기구(WTO) 체제하 무역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고, 분단국가로서 통일시대에 대비한 공적 금융기관의 필요성 차원에서 독일 KfW가 최적 형태라는 판단에서다.
EIF의 전대 방식은 간접적 다단계 지원과 부분 보증을 특징으로 한다. 간접 지원의 핵심은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자금을 대고 지원대상 선정 등은 민간에 맡김으로써 정부 직접 지원에 따른 비효율을 최소화하는 것. EIF의 경우 유럽위원회(EC)가 정한 정책목표와 예산 배정의 집행을 책임지지만 지원대상 기업 선정과 자금 대출 등 실질적 작업은 민간에서 담당한다. 특히 기업에는 EIF 자금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음으로써 공적자금 지원에 따른 중소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이와 함께 부분 보증 원칙을 택함으로써 과거 정부가 투자위험을 100% 떠안는 방식을 벗어나 민간 금융기관도 일정 부분 위험을 부담토록 함으로써 이들의 도덕적 해이 가능성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EIF의 경우 중소기업 금융 지원금의 최대 50%까지만 부담한다.
인수위는 궁극적으로 KIF를 독일 KfW와 같은 공적 기능 전담은행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전후복구사업을 위해 지난 1948년 설립된 KfW는 중소기업 지원과 개도국 경제협력자금 공급 등을 전담하는 독일 최대 특수은행으로 성장했다. 특히 90년대 독일 통일 이후에는 옛 동독의 부채 승계와 청산, 동독지역 경제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해 통일시대 경제에도 큰 몫을 했다. 산은 역시 개성공단 진출기업 자금지원 등 남북경협사업을 지원하고 있어 KfW는 현실적으로 우리와 가장 닮은꼴의 국책은행인 동시에 통일에 대비한 공적은행으로서 적합한 모델이라는 평가다.
한편 인수위는 향후 5~7년 내 ▷산은법 개정 및 KIF법 제정 등 법률 정비 ▷산은금융지주(산은+대우증권) 출범 및 정부지분 일부 매각을 통한 KIF 조성 ▷산은지주 완전 민영화 및 KIF의 공적은행 전환 등 3단계를 거쳐 민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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