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7일 월요일

자장면·칼국수부터 … 해 바뀌자 서민물가 ‘껑충’





6일 오후 서울 종로2가의 C중국음식점. 이 음식점은 지난 1일부터 주력 메뉴인 자장면(기존 3000원)과 짬뽕(3500원) 가격을 500원씩 올렸다. 밀가루 등 재료 값이 지난해 말에 비해 20~30%씩 올라 수지를 맞추기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지난해 10월 1만7000원 하던 밀가루 20㎏ 한 부대는 올 들어 2만3000원으로, 식용유 18L 한 통은 2만5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뛰었다. 음식점 주인 최모(56·여)씨는 “손님들이 ‘서민 음식 값을 올리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할 때면 할 말이 없어 마음만 상한다. 그러나 재료 값이 너무 올라 어쩔 수 없이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새해 들어 생활 물가가 가파르게 올라 서민 가계에 비상이 걸렸다. 기름 값 상승과 국제 곡물가격 폭등으로 난방비는 물론 라면이나 빵 등 생활필수품 가격이 줄줄이 뜀박질을 하고 있다. 특히 영세 상인들은 가격을 언제 올려야 할지 주변 가게들의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형편이다.



서민들이 즐겨 찾는 술값도 20%가량 올랐다. 대전시 서구 탄방동 J막걸리집은 1일부터 막걸리 한 주전자(640㎖짜리 3병)와 안주 값을 1만원에서 1만2000원으로 조정했다. 주인 강모(57)씨는 “막걸리 원가는 오르지 않았지만 안주를 만드는 생선·채소 등이 올라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광주시 서구 풍암동 A식당도 올 들어 음식값을 1000원씩 인상했다. 6000원이던 짱뚱어탕은 7000원, 5000원이던 매생이떡국은 6000원씩 받고 있다. 주인 김모(48)씨는 “취사용 가스 값과 난방용 기름 값, 채소류, 양념류 값 등이 다 올라 음식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뛰는 물가는 각 가정의 살림에 고스란히 파장을 미치고 있다. 이날 오후 서울 용산역 지하 2층 이마트 채소 매장. 양배추를 집어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은 주부 김정자(66·서울 관악구 신림동)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양배추 하나에 1000원이면 됐는데 이젠 반쪽에 그 가격”이라고 말했다. 주부 김경수(54·서울 중구 장충동)씨도 “대형 마트나 재래시장이나 할 것 없이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올라 요즘은 장 보기가 두렵다”며 “좋아하는 과일 대신 가족들이 비타민 C를 먹는다”고 전했다.


물가 급등은 상인들에게도 직격탄을 퍼붓고 있다.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골목에서 분식집을 하는 김모(43·여)씨는 “새해 들어 치솟는 물가 때문에 장사를 못할 지경이어서 칼국수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주변 재래시장 자체가 죽어버린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서울 신림동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모(34)씨도 “자장면은 가격을 올리면 아예 외면받을까 봐 3500원을 고수하고 있지만 배달비와 재료비를 빼면 한 그릇에 남는 돈이 몇 백원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종로에서 노점상을 하는 김태훈(34)씨는 “나흘이면 한 통을 쓰는 20㎏짜리 LP가스가 지난해 겨울에 비해 5000원 오른 3만3000원”이라며 “밀가루 값이 더 오를까 봐 미리 사두려고도 했지만 총판들이 양을 정해 놓고 주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어묵(25개 한 봉지가 500원 인상), 대파(한 단에 1100원 인상) 등도 비싸져 김씨의 경우 월 수익이 50만원가량 줄어든 150만원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꿈틀대는 물가는 공공요금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강원도 원주시는 1월부터 상수도 요금을 가정용의 경우 t당 495원에서 543원으로 인상했다. 동해시에선 종량봉투 값이 규격별로 20~240원가량 올랐다. 광주시는 일반계 고교 수업료를 3%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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