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콜금리 목표치를 현수준(연 5.0%)에서 동결했다. 이로써 콜금리는 지난해 7월과 8월 두 차례 인상된 뒤 5개월째 동결됐다. 당초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국내 경기의 불확실성으로 금통위가 콜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깊어지는 한은의 고민
금통위는 이날 콜금리를 동결했지만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을 놓고, 상당한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차기 정부가 제시한 6% 성장률 달성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는 섣불리 콜금리를 올릴 수 없고, 물가급등세가 지속되면 콜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이기 때문이다.
한은이 이날 금통위를 마친 뒤 배포한 ‘통화정책 방향 발표문’에는 콜금리 인상 여부를 놓고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고심한 흔적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금통위는 발표문에서 “국내 경기가 상승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소비자물가는 상승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라면서도 “국제유가 상승과 국제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으로 향후 경기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미국의 성장세 둔화는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국내 경기를 고려하면 금통위가 콜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또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있는 가운데 금통위가 콜금리를 인상하면 시중금리도 따라 올라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콜금리 상반기 한 차례 인상 가능성
그러나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소비자물가는 한은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로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2.5~3.5%)를 이미 넘어섰다. 이에 따라 한은이 물가상승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 상반기 콜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준경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상반기에 콜금리를 한 차례 올릴 것으로 보인다”며 “콜금리를 한 차례 올린다고 해도 경기긴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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